2020년 3월 14일
센죠가하라에서 다시 다른 목적지로 이동하기로 했다
슬슬 시간이 시간인지라 어두워지고 있어서 가로등이 하나씩 불을 밝히기 시작했었는데 센죠가하라 근처에 있던 츄젠지호(中禅寺湖) 주변이 너무 이뻤다
눈 때문에 호수 자체는 안개가 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하얗게 덮힌 길과 건물들 사이로 주황색 가로등이 비치는 모습이 아주 좋았다
물론 나는 차를 몰고 있었기 때문에 사진을 찍고 싶어도 찍을 수 없었다
* S가 찍은 사진을 일부 제공받고 게시를 허락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Sさんが撮った写真の提供をもらい、掲示の許可も得ました。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다시 바깥쪽으로 나가려면 내리막 코스인 제 1 이로하자카를 거쳐가야만 했다
2차선으로 추월차로가 있는 오르막 코스와는 달리 내리막 코스는 추월금지인 넓은 1차선으로 온전히 넓은 도로를 다 쓸 수 있기에 조금 더 넓게 커브를 돌 수 있어서 나같은 운전 초보도 무사히 달릴 수 있었다
그래도 도중에 얼음으로 변한 눈 때문에 한 번 공회전하면서 살짝 미끄러졌던 경우도 있었기에 조심해야만 했다
그렇게 이로하자카를 무사히 빠져나와서 도착한 곳은 칸만가후치(憾満ヶ淵)
이정표를 따라서 눈이 소복히 쌓인 길을 나아간다
원래 사람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인지 여기도 우리를 제외하곤 두 팀만 있었다
닛코를 이미 몇 번 와봤던 S와 M도 여기는 처음인 듯 했다
길을 따라 걷다보면 지운지(慈雲寺)라는 곳이 나온다
지운지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다
눈을 머금은 나뭇가지 사이로 세차게 흐르고 있는 파란 강물이 보인다
강은 닛코를 가로지르는 다이야강(大谷川)
사실 칸만가후치는 저렇게 70개의 지장보살이 쭉 서있는 것으로 유명한 곳이다
원래는 100개 정도가 있었다고 하나 과거의 대홍수로 인해 유실되었다고
70개의 지장보살이 줄지어 서있는데 매번 하나씩 셀 때 마다 지장보살의 수가 달라진다고 해서 나름 심령스팟에 들어가는 곳이라고 한다
물론 도중에 잘못 세거나 빠트린게 있으니까 그렇게 되는 것이지만
얘는 솔직히 너무 대충 만든거 아니니
제대로 좀 해주지
지장보살로 유명한 곳이지만 눈이 온 칸만가후치의 전체적인 모습은 끝내줬다
다리를 건너 더 깊숙히 들어간다
안 쪽으로 더 들어오니 다시 지장보살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가지런히 줄을 서 있었다
좀처럼 볼 수 없는 줄지어 서있는 수많은 지장보살들과 촘촘하게 뻗어있는 나뭇가지에 앉은 눈들의 모습이 합쳐져 더욱 신비하고 속세와 떨어진 곳에 들어와있는 느낌을 받았다
거미들이 지어놓은 집에도 눈이 쌓여 해먹처럼 되어버렸다
누군가 강가로 내려가서 돌 탑도 쌓아놨다
어느정도 들어왔으니 시간이 많이 촉박하므로 슬 돌아걸어나간다
사람도 없어서 차분한 마음으로 신비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눈은 계속 조금씩 내리고 있었기에 착실히 우산을 쓰고 다니는 S와 M
다음 날이면 아무 일도 없었던 마냥 모습을 감춰버릴 눈
차를 주차하는 공간 옆에 있는 공원
뼈만 드러낸 물고기가 텅 빈 공원을 지키고 있다
아무도 남지 않은 쓸쓸한 이 곳을 빠져 나가 마지막 목적지로 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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