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4일
이 날도 전날과 같이 동부를 향해 계속 달려야하는 날이었다
우리가 묵었던 몬베쓰 프린스 호텔의 모습
어제 언제 그렇게 비가 쏟아졌냐는 듯이 날이 깨끗하게 개었다
일단 1차 목적지인 아바시리(網走)를 가는 도중에 들린 노토로 산호 군생지(能取サンゴ群落地)
근처에 홋카이도에서 제일 큰 호수 사로마호(サロマ湖)가 있지만 시간 관계상 패스하고 여기만 잠시 들렸다
일본 최대 규모라고 하는데 너무 이른 시즌에 찾아왔는지 새빨갛게 물들었어야할 산호가 군데군데만 물들었다
어디서 연구를 나왔는지 몇몇 사람들이 군생지 내부에서 무언가 조사하고 있었다
여기에서 제일 문제였던 것은 근처에 무슨 쓰레기를 처리하는 곳이 있었는지 엄청난 악취를 풍겼다는 점이다
아직 무슨 냄새인지는 원인을 모르겠고 이게 정말 심각해서 잠시 세워둔 차 내부에도 냄새가 밸 정도였다
아마 이 때만 그랬던 것 같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썩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은 곳이다
아바시리에 도착해서 바로 온 곳은 오호츠크 유빙관(オホーツク流氷館)
입장료가 750엔인가 꽤 비쌌던 탓에 도착하고 나서도 들어갈까 말까 고민을 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괜찮았다
지하에서 오호츠크와 유빙에 관련된 다큐멘터리도 관람할 수 있었다
넓고 큰 규모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볼 만한 것들은 갖추어놓고 있다
겨울의 오호츠크해의 기온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약 영하 20도 정도로 맞춰놓은 것 같다
우리나라 겨울에 철원에 갔다고 생각하면 된다
들어가기 전에 따뜻한 겉옷을 무료로 빌려 입을 수 있게 해놓았고 물수건도 하나 건네 받는다
그 안에서 물수건을 잡고 빙빙 돌리면 그 상태로 바로 얼어버린다는 뭐 그런 이야기
옥상으로 올라오면 아바시리호와 아바시리 시가지를 내려다 볼 수 있다
날씨가 좋으니까 뭘 바라봐도 기분이 좋다
맥주 색깔이 오호츠크 빙하 색과 같다는 유빙 드래프트(流氷ドラフト)
캔으로 두 개 사와서 여행을 마치고 도쿄로 돌아온 다음에 친구에게 먹여봤는데 색깔은 청아한 코발트 블루보다는 꽤 진한 파랑색이나 남색에 가까웠다
이거 무슨 어묵같은거였는데 딱 적당히 간이 되어있어서 맛있었다
유빙 소금 캬라멜 소프트콘을 팔고 있길래 하나 사서 먹어봤다
정말 문자그대로 단짠단짠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극단적으로 알 수 있게 해주는 놈이다
진짜 소금을 뿌려놔서 진짜로 짠데 캬라멜도 있어서 달긴 달다
근데 얘네 둘이가 섞이지가 않아서 무지하게 짰다가 무지하게 달았다가를 반복한다
모험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사먹어봐도 되겠지만 나는 비추천한다
기념품에는 이런저런 것들을 판다
나는 아까 말한 유빙 드래프트와 맨 밑 사진에 있는 유빙 소금 사이다를 하나 샀다
F가 찾아뒀던 젤라또 가게 Rimo
생각보다 시내에서 많이 떨어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
나는 딸기와 쿠키를 골랐는데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점심을 먹기 위해서 아바시리에 있는 회전초밥집을 들렸다
가게이름은 츠키(月)
적당히 먹을만 했고 특이할 점은 꽤 젊은 직원들이 스시를 만들고 있었다는 점
숙소가 있는 우토로(ウトロ)에 도착하기 전에 잠시 들린 곳은 하늘로 이어진 길(天に続く道)
바이크 여행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오는 것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여튼 하늘로 이어진 길이라고 이름이 붙은 이유는 홋카이도는 이처럼 쭉 뻗은 도로가 많은데 이 곳은 멀리서 쭉 뻗은 도로를 보면 도로의 마지막이 하늘로 이어지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그렇다
다만 사진으로 담으려니 망원렌즈가 없어서 원하는 사진이 나오지 않았던 데다가 날씨도 갑자기 우중충해져서 미묘하게 되었다
그래도 여기는 날씨 좋은 날 노을이 질 때 오면 진짜 이쁠 것 같다
우토로에 도착하고 숙소에 들려 짐부터 풀기 시작했다
숙소 이름은 이루카호텔(いるかホテル)
생각보다 우토로에는 숙박시설이 많지는 않은데다가 비싸서 어디로 할 지 고민하다가 여기는 가격도 상당히 합리적인데다가 시설도 괜찮아보여서 선택했다
호텔 앞 바닷가 쪽을 바라보면 이런 느낌이다
공사가 한창 이뤄지고 있는 방면이 시가지쪽이다
일단 이름엔 호텔이라고 붙어있고 다 개인실이지만 약간 게스트하우스에 가까운 분위기다
음식도 공용부엌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고 라운지도 있었다
시레토코(知床)의 어떤 산을 볼 수 있는지 그려놓았다
호텔 이름(いるか)답게 돌고래 소품까지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았다
강아지도 키우고 있었는데 꽤나 사람을 반기는 활동적인 녀석이었다
숙소에는 이렇게 정원에 꽃들도 피워져있었다
슬슬 배도 고프니 밥을 먹으러 나가보기로 한다
시가지 방면으로 나가는 길의 모습
어서오세요 시레토코에 라고 적혀있다
우토로도 기본적으로는 카타카나로 쓰는데 宇登呂라고 한자로도 쓸 수는 있다는 듯 하다
홋카이도 지명이 그런 경우가 꽤 많은 것 같았다
원래는 아이누어로 되어있던 지역을 일본어로 옮기면서 한자로 차음하다보니 그런걸까
여튼 숙소 근처에 있었던 라멘집 겸 이자카야 나미시부키(波飛沫)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몰렸는지 대기를 좀 해야만 했다
대기를 하는 도중에 한국분을 한 분 만나게 되어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우연찮게도 우리가 묵는 호텔에 묵고 계신다고 했다
정확히는 홋카이도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여행을 하시면서 게스트 하우스같은데서 일을 도와주면서 지내고 계신다고 하더라
라멘은 라멘 자체도 괜찮긴 했지만 차슈가 포인트였다
꼬치도 생각보다 잘 나왔다
아까 아바시리에서 샀었던 유빙 시오 사이다를 마셔봤는데 역시 뒷 맛에 짠 맛이 남는게 미묘했다
이 날 하루는 약 200km를 달리게 되면서 벌써 홋카이도 여행을 하면서 1,000km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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