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 2020년/02.06 ~ 02.07 : 후지산 + 유자와

또 한 번의 도쿄 와이드 패스 : (2) 다이아몬드 후지를 바라보다

breakcore 2020. 3. 22. 18:00

 

 

 

2020년 2월 6일

카와구치코에서 후지산을 바라본 뒤 굳이 야마나카코로 온 이유는 따로 있다

이 맘 때쯤에 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다이아몬드 후지(ダイヤモンド富士)라고 해서 해가 질 때 해가 후지산 정상에 걸리는 풍경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사실 이거 때문에 야마나시를 온 것은 아니고 어쩌다보니 타이밍이 잘 맞은 것 뿐이었다

 

 

 

버스를 타고 나가이케 신스이 공원(長池親水公園)에서 내린다

이 쪽으로 오는 노선은 하루에 몇 대 다니지도 않고 일찍 끊기기 때문에 시간표를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富士五湖地区の路線バス - 富士急行バス

 

bus.fujikyu.co.jp

 

 

 

다이아몬드 후지가 되는 시간은 16시 30분 근처가 될 것이라고 했기에 16시가 되기 전에 도착했다

 

 

 

야마나카코에 미리 자리를 잡아두기로 한다

 

 

 

근데 사람들 정말로 많았다

대포를 들고 온 사람도 많았고 어째 다들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 같았다

그 옆에서 급 쭈글하기 시작한 나

 

 

 

슬슬 해가 내려가고 있는데 그와 동시에 불안하게 구름도 슬슬 산으로 향해 달리고 있었다

 

 

 

다이아몬드 후지가 되기 전에 괜히 같은 사진이나 계속 찍어본다

 

 

 

드디어 해가 후지산에 걸렸다

 

 

 

다행히도 구름이 아직 해를 가리지 않아서 온전히 찍히는 듯 했다

 

 

 

그러다 눈 깜짝할 사이에 해는 후지산 뒤로 모습을 감췄다

 

 

 

해가 사라짐과 동시에 사진을 찍던 사람들도 같이 사라졌다

 

 

 

야마나카코에는 어느샌가 배가 하나 떠 있었다

 

 

 

누군가 울타리 위에 눈사람을 만들어두었다

 

 

 

원래는 해가 다 떨어져서 깜깜해질 때까지 기다린 뒤 물에 비치는 후지산까지 찍으려고 했었다

근데 1시간이 지나도 하늘은 어두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 구름이 후지산을 점점 짐어삼키고 있었다

온도는 1도 언저리에서 왔다갔다 했고 심지어 바람도 꽤 불어서 상당히 추웠다

어차피 더 추위에 떨어봤자 얻을 수 있는게 없었기 때문에 포기하고 떠나기로 한다

 

 

 

사소한 문제가 있었다면 이미 여기서 밖으로 나가는 버스는 끊겼었다는 점이다

 

 

 

뭘 어쩌겠는가 버스가 아직 끊기지 않은 정류장까지 걸어서 이동을 해야지

 

 

 

자리를 점점 옮기니까 아직 구름에 가려지지 않은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다

 

 

 

해가 아직 덜 떨어졌어도 실제로는 꽤 어둑어둑했었는데 해가 떨어지고 있는 중인 후지산 뒤 쪽만 너무 밝았다

 

 

 

가다가 발견한 곳인데 뭐하는 곳일까 아마 호텔이겠지

 

 

 

새들도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겠지

 

 

 

어느 덧 추위를 뚫고 걷기 시작한지 30분이 넘었더니 슬슬 후지산이 야마나카코에 비춰지기 시작했다

 

 

 

원래라면 아까 찍은 장소에서 물에 비치는 사진을 찍고 싶은 것이었는데 아쉽긴 하다

근데 구름도 낀데다가 날이 너무 추워서 발걸음을 돌린 것이 옳은 선택이었다

실제로 바람때문에 체감온도가 영하를 밑도는 날씨였는데 바지를 얇은거 하나만 입고 돌아다녔더니 다리가 빗살무늬토기처럼 살이 텄더라

 

 

 

아직 18시 30분 쯤이지만 어둠이 깔린 조용한 마을이다보니 별도 보였다

길거리에는 사람이라곤 찾아볼 수 없고 가끔씩 지나다니는 차만이 마을을 밝혔다

 

 

 

이 날 하루 아무것도 먹지 않았기 때문에 돌아가기 전에 저녁을 해결하고 가기로 한다

야마나시현에는 호토(ほうとう)라는 유명한 향토요리가 있는데 그걸 먹기로 한다

가게 이름은 코사쿠 야마나카코점(小作 山中湖店)

 

 

 

개구리 튀김이 있는 것은 좀 의외였다

 

 

 

예외도 있지만 호토는 기본적으로 굵은 면을 이용해 미소와 여러가지 채소 등을 함께 넣어서 끓인 음식이다

나는 조금 매콤하게 먹고 싶었기 때문에 김치 호토를 시켰고 겉으로만 보기엔 양이 적어보였으나 생각보다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배부르게 먹고 다시 나와서 정류장에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아무도 없고 어두운 정류장에서 버스는 올 시간이 되었는데도 나타나지 않아서 집에 돌아는 갈 수 있나 걱정했었다

 

 

 

다행히도 버스는 늦게라도 왔기에 추위에 떨고 있다 바로 탑승해서 후지산역에서 하차

 

 

 

여기에 올 때는 관광열차를 타고 쉽게 한 번에 왔지만 돌아갈 때는 이미 관광열차는 다 끝나서 환승하며 가야만 했다

이미 20시가 훨씬 지난 시점에서 피곤해 죽겠는데 집까지 약 3시간이 넘게 열차를 타고 돌아갈 생각을 하니 아찔했다

 

 

 

그냥 일반 열차인데도 이쁘게 꾸며져있는 차량

문제는 JR츄오선이 또 운행지연이 되어서 환승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졌다

그래서 집에 도착하니 이미 자정이 훨씬 지난 시점

다음 날의 일정은 새벽에 일어나야 했기에 빨리 씻고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