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및 노트

잡담 :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

breakcore 2020. 12. 7. 18:00

 

 

 

  원래 블로그에는 여행기 포스팅만 올리려고 했는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밖으로 나다니기도 힘들다보니 여행기랍시고 올릴 것도 많이 없기에 잡답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어 봤습니다. 앞으로 이런 식으로 간간히 글을 올려 근황을 알려드릴 것 같습니다. 처음은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배경을 써볼까 합니다.

 

 

 

Q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예전부터 여행을 가면 사진을 찍는 타입의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자고로 여행이란 어디에 놀러갔을 때 사진을 찍는 것 보다는 눈에 하나하나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죠. 명승지, 음식, 사람을 비롯해 사진을 찍는 경우는 정말 드물었습니다. 실제로 이 블로그에서도 옛날 여행기로 가면 갈 수록 사진이 별로 없고 흔들리던 말던 대충대충 찍은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관광지 어디에 들렸다고 확인 겸 의무적으로 한 장 정도 찍는 편이었지만 그나마도 모든 장소를 찍지는 않았죠. 심지어 제가 피사체가 되어서 찍히는 것은 정말 싫어했기 때문에 제가 나온 사진은 지금 얼마 살지 않은 인생을 통틀어서도 찾기 어렵습니다.

 

사진이 흔들려도 대충 찍고 넘겼던 그 때

  이렇게 사진에 소홀했던 이유의 바탕은 바로 '여행의 추억은 특별하기에 시간이 지나도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 것이다'였습니다. 친구들과 같이 떠났던 그 여행, 그리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거닐었던 그 여행, 새로운 경험을 해서 즐거웠던 순간, 해외에서 예상 밖의 일도 벌어지던 그 순간을 잊어버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친구들과 처음으로 간 자유여행인 2013년도 도쿄 여행은 몇 년이 지나도 같이 간 친구들과 계속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공통화제였었죠.

 

돈을 아끼기 위해 로밍도 대중교통도 포기했던 그 때

  하지만 그렇게 영원하게 잊어버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추억도 어느 순간 하나씩 잊어버리기 시작했습니다. 제 머리는 그렇게 좋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여행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약간 사소했던 일들을 시작해서, 꽤 임팩트 있었던 곳이라도 사진을 찍지 않았던 곳들의 이름도 까먹기 시작했고, 종국에는 굵직굵직한 이벤트는 기억나지만 일의 순서마저 헷갈리게 되어버리는 때가 와버렸습니다. 더 이상 지금까지 모아왔던 여행의 추억들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없어졌습니다. 앞으로 있을 여행도 언젠가는 조금씩 추억이 점점 퇴색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 첫 여행으로부터 5년이 지난 2018년 무렵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없던 사진이라도 모아 글을 덧붙여서 정리해두어서 꺼내보면 어릴 때 쓰던 일기마냥 기억이 날 수 있게끔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기에 제일 적합하다 싶었던 플랫폼이 블로그라고 판단하게 되어서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생각나면 언제 어디서나 꺼내 볼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Q 블로그의 방향성은

  위에서도 언급은 했지만 블로그의 기본적인 개설 이유는 '내가 블로그를 보고 여행의 추억들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일기나 회고록 형식으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문장이 반말체입니다.

 

일의 순서가 거의 기억나지 않는 2013년 여름 여행

  2018년에 블로그를 개설해서 2013년도 여행부터 하나씩 회고록 형식으로 쓰다보니 느낀 것은, 이미 많은 것을 잊어버렸다는 점이었습니다. 더 이상 잊어버리지 않도록 하려고 만들게 된 블로그지만 이미 많은 것을 잊어버렸기에 막상 글로 하나씩 남기려고 하니 무엇을 써야할지 어떤 일이 먼저였었는지 등등 당장이 막막했습니다. 포스팅 하나하나마다 '이렇게까지 많이 잊어버렸나' 생각이 들어 새삼 충격이었습니다.

 

  원래는 아무리 일기처럼 쓴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공개되는 글들이니 만큼 어느 정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쪽을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원체 찍었던 사진이 없다보니 올릴 수 있는 사진도 정말 손에 꼽았고 기억도 많은 것을 잊어버린 탓에 자세하게 쓸 자신은 커녕 그럴 방도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이름이나 위치정도의 가벼운 정보들만 언급해두기로만 하고 앞으로도 감상 위주인 반말체 일기형식으로 쓰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놀러가서도 블로그에 쓸 내용을 생각하면서 동시에 여행을 즐길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가볍게 블로그를 꾸려나가기로 했습니다. 그저 누군가 한 두번 쓱 둘러보고 '다음엔 이런데도 가보면 괜찮겠네' 정도로만 동기부여만이라도 할 수 있다면 그걸로도 좋을 것 같습니다.

 

 

 

Q 블로그를 하면서 바뀌게 된 것은

  2018년도부터 이런 생각들이 들어서 블로그를 개설했었고, 그래서 그 쯤 부터 핸드폰이라도 여행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원래부터 여행 스케쥴을 꽤나 빡빡하게 채우는 타입이라 금방금방 장소를 옮겨야 했고, 원래 사진을 찍지 않던 습관이 너무 크게 배어있어서 여행을 하는 도중에도 핸드폰을 쉽사리 꺼내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사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었기 때문에 막상 사진을 찍으면 그 때 그 감정이 온전히 담겨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제대로 담을 수 없어서 아쉬웠던 하테루마지마 여행

  그러던 도중 그러한 생각이 제일 크게 들었던 때가 2019년 하테루마지마 여행에서였습니다. 바다 색깔은 너무 푸르렀지만 내가 원하는대로 담기지 않았고, 생애 처음으로 천체 관측 타워에 별을 보러 가서 너무 좋았지만 핸드폰에다가 그 추억을 담을 수 없는 제 실력이 너무 원망스러웠습니다. 추억을 담기 위해 사진을 찍어보려고 노력했지만 생각보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아 많이 아쉬움을 느끼고 있던 때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하테루마지마는 다시 방문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던지라 더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첫 미러리스로 장만한 a7m2

  그러다가 도쿄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이 시작되고 난 후, 학교에서 동아리를 뭘 들어볼까 생각하다가 사진부에 들어가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고, 주변에 조언을 들어가며 없는 돈을 끌어모아 카메라를 하나 장만하게 됩니다. 그 첫걸음이 소니 a7m2와 번들렌즈 SEL2870이었습니다. 그냥 몇 번 찍고 장롱행이 되지 않기 위해 여행이나 나들이를 갈 때면 들고나갔습니다. 사진의 '사'도 모르는 놈이지만 일단은 찍고 봤습니다. 그게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그래서 블로그를 시작하고 바뀐 것은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예전보다는 적극적으로 찍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Q 잡담 및 노트 카테고리의 용도는

  말 그대로 이러한 잡담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가끔씩 밖에서 들려오는 소식이나 정보를 올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튼 아무도 궁금하지 않지만 저 혼자 주저리 늘어놓는 공간 정도가 되지 않을지.

 

 

 

Q 앞으로의 계획은

당분간은 가끔씩 국내를 둘러보는 정도로만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온지도 상당한 시간이 지났고 사실상 해외여행이 막힌 단계에서 일본여행기를 더는 올릴 수 없기에, 현재는 국내여행이나 나들이 나가는 것들을 하나씩 올리고 있는 중입니다. 코로나 시국이 풀리지 않는 한은 앞으로도 계속 그러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포스팅 올릴 거리는 아직 좀 남아있는데, 당장은 정리를 하기에 어려운 상황이라 업로드는 조금 나중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 외에는 코로나가 풀리고 나서 여유가 된다면 일본 외의 곳들도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블로그 이름을 슬슬 바꿔야 하나 싶은데 무엇으로 바꿔야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정도입니다. 그간 해외여행은 일본밖에 가본 적이 없었기에 블로그 이름을 그냥 대충 이렇게 지었던 것인데, 이미 일본여행 이외의 여행기들도 올리고 있으니 말이죠. 여튼 새 블로그 이름 추천을 좀 주변에서 받아야할까 싶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일기처럼 끄적이는 별 볼일 없는 블로그지만, 혹시라도 봐주시는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