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2024년에는 일본으로 여행을 가지 못했고, 국내로도 가족들이랑 한 번 강화도를 간 것을 제외하면(심지어 이 때는 카메라도 들고가지 않았었음) 어디 간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그래서 2025년엔 꼭 어딘가 한 번은 가야지 생각하고 있었고, 그러다가 7월에 가족 여행을 가려고 했었으나 가기 직전에 엎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흠 어쩌지 그래도 어딘가 한번은 가야겠는걸 하다가 그냥 충동적으로 혼자서 홋카이도 가는 비행기를 끊고 가기로 했다.
2025년 8월 29일
인천공항 제 2터미널에서 아침 10시 5분 대한항고 비행기를 타고 치토세 공항으로 이동했다.
이번에 홋카이도로 여행지를 정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첫 번째로 오랜만에 다시 가고 싶기도 했고 예전에 놓쳤던 곳들도 들리고 싶었기 때문이었고, 두 번째로는 정말 몇 년만에 혼자하는 여행이기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혼자 조용히 돌고 싶었고, 세 번째로는 이제 몇 년 전의 여행 일정처럼 돌아다닐 수 있는 체력이 더 이상 되지 않는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기에, 얼만큼 돌아다녀도 체력적으로 괜찮은지 확인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야 다음에 또 갈 기회가 생기면 계획을 체력에 맞춰서 수정할 수 있으니 이번 기회에 최대한 지금 체력을 끌어 당겨써서 여행을 하고 한계를 파악하고 싶었다.

여튼 잡설이 길었고 이번 여행을 책임질 버젯 렌트카에서 야리스를 렌트했다. 정확히는 혼자 타고 다닐거니 차는 클 필요가 없어서 컴팩트카 플랜으로 타비라이에서 예약을 해두었고, 그 결과 야리스 당첨. ETC 카드 대여 포함하여 10박 11일에 약 7만 5천엔 정도였다.
다만 신치토세 공항에서는 1시 좀 넘어서 수속을 마치고 나왔었는데, 렌트카 픽업 버스 대기를 좀 많이 했었다.
1층 국제선 쪽 렌트카 부스 쪽으로 간 뒤, 거기서 번호표를 뽑으면 렌트카 버스가 픽업하러 데리러 오는 방식이었는데, 이 날 국내선 쪽에서 사람들이 많았는지 국제선으로 오는 버스는 거의 1시간 가까이 기다렸었다. 이게 좀 짜증은 났었음.

버젯 렌트카 신치토세 공항점에서 15시부터 약 2시간 45분을 달려서 도착한 리치몬드 호텔 오비히로 역앞 지점.
이틀간 신세를 지게될 숙소인데, 호텔에는 몇 대 못 들어가는 기계식 주차장밖에 없었다. 그래서 호텔에선 몇 군데 주변 제휴 주차장을 두고 있었는데 나는 오비히로역 북쪽 지하 공영주차장을 이용했다(네비 전화번호: 0155-27-6320).
이 때 공영주차장의 원래 가격은 하루에 1200엔이었는데, 주차장에 진입할 때 받는 주차권을 소지한 뒤 호텔 프런트에 내면 1박 당 600엔을 내면 Pre-Paid 주차권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1박 당 1장씩 기본으로 주고 더 필요하면 프런트에서 더 주기도 한다.

싱글룸의 크기는 딱 적당했고 깔끔했다. TV에서 코인 세탁기 현황도 볼 수 있어서 좋았음.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일단 밥을 먹어야 해서 호텔 바로 옆에 있는 부타동 가게인 부타동노판쵸(豚丼のぱんちょう)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근데 폐점시간이 19시인데 줄을 선 시간이 이미 18시가 넘어서 이거 먹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진짜 나 다음 사람까지만 마지막 입장을 할 수 있었다. 아슬아슬했었다.

부타동은 마츠(松), 타케 (竹) , 우메 (梅) , 하나 (華) 이렇게 네 가지가 있고 차이는 고기가 몇 장 올라가냐의 차이였다. 이 때 2025년 8월 기준 가격은 1250엔.
2019년 여름에 갔었던 톤다의 부타동은 좀 자극적인 단맛과 짠맛이었다면 여기는 보기보다 상당히 담백한 편이었다. 색깔이 진해보여서 간이 엄청 셀 것처럼 보여도 그렇지 않기 때문에 부담없이 먹기 괜찮을듯 하다. 그리고 톤다는 한 가지 부위만 골라서 먹을 수 있지만 여기는 골고루 나오는 메뉴 단일이라는 것도 차이점이다. 내 개인적인 취향은 톤다에 조금 더 가까웠다.





밥 다 먹고 나서 이동하기 전에 오비히로 역 북쪽 근처를 잠시 거닐어 봤다.


역 앞에 무슨 손 조형물이 서 있어서 한 번 찍어봤음

역 쪽에서 찍어본 리치몬드 호텔을 마지막으로 19시에 오비히로에서 다시 차를 타고 출발했다.


약 1시간을 좀 넘게 달려서 도착한 곳은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 중 하나인 물의 교회를 보러 왔다.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 부지 안에 있고, 주간에는 결혼식장으로 쓰이기 때문에 6시 30분~ 7시 30분, 20시 30분~21시 30분 이 때 견학을 할 수 있었다. 견학 비용은 없고, 예약도 필요없었다.

20시 좀 넘어서 도착해서 견학 시작 시간까지 기다렸는데, 사람들이 생각보다 이미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에 투숙하는 사람들이 대개 오는 것 같았다.

20시 30분이 되면 직원이 가는 길을 오픈해주며, 건물 통로를 내려간 뒤 밖으로 나가서 오솔길을 약 7분 정도 걸어가면 물의 교회 예배당에 들어갈 수 있다. 들어가면 이렇게 교회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면 된다.
의자에서 자리를 잡고 있으면 이내 직원분이 창문을 열테니 밤의 물의 교회에서 들리는 소리들에 귀를 기울여보라고 이야기를 한다. 좀 의외였던 점은 사람들이 꽤나 많았고 대다수가 외국인이었는데 그 이야기를 하자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이 조용해졌다. 심지어 일본어로만 이야기 했었는데 의외였다. 여튼 창문이 서서히 열리고 물과 나무 소리가 서서히 퍼지게 된다.



십자가를 바라보는 쪽에는 양 쪽에 꽃병이 하나씩 놓여져있고, 밑에서는 오른쪽 벽면을 향해 물의 교회 관련한 영상을 빔프로젝터로 쏘고 있다.



물에 서 있는 십자가를 바라보았을 때 모습

그 모습 뒤로 그걸 감상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잘 몰랐는데, 벽에 있는 조명들이 하나를 제외하고 대부분 벽에 살짝 파놓고 안에 넣어놓은 간접 조명이었다. 그래서 되게 은은하게 느껴졌나보다.

예배당 뒤편에 있는 책. 아마도 성경일듯 하다.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답게 노출 콘크리트가 눈에 띄고 그 안에서 자연의 요소를 느낄 수 있는게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래저래 사진 더 찍어보고 슬슬 갈 준비를 한다.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고 가서 그런지 어떻게 찍어야할지 모르겠더라.


이렇게 어둡게 촬영해보니 빛이 보여주는 하트 모양같기도 하고

물의 교회 들어가는 길목에서 이렇게 밖에서 안을 볼 수도 있다.
이 모습이 개인적으로는 제일 이뻤던듯 하다.

물의 교회로 가는 길과 나가는 길이 따로 있는데 도중에 만난다.

밤도 괜찮았지만 안개가 끼는 아침에 오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다만 아침 견학 가능한 시간이 너무 일러서 이 리조트에 숙박하지 않으면 조금 힘들 것 같은 느낌. 그리고 여름이 아니라 눈이 오는 겨울에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겨울에는 운전하기 힘드니 오기 쉽지 않을듯한.

호시노 리조트 중 더 타워의 모습. 더 안 쪽에는 리조나레라는 건물이 하나 따로 있다고 한다.
아까 물의 교회 도착하기 전에 불꽃놀이를 하던데 생각보다 이거저거 많이 하는듯함

다시 오비히로 역 주차장에 도착하니 22시가 넘었다. 사실 별로 뭔가 한 건 없지만 운전도 300km 가까이했고 첫날이라 그런지 많이 고단했다. 다음 날도 어느 정도 일찍 일어나야하니 빨리 숙소 들어가서 정리하고 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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