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 2019년/04.07 ~ 04.09 : 하테루마지마

첫 오키나와는 최남단 섬으로 : (1) 하테루마지마에 가보다

breakcore 2020. 1. 20. 18:00

 

 

 

2019년 4월 7일

교환학생의 새로운 한 학기가 시작되기 전 어딘가 여행을 짧게 다녀오고 싶었다

학기가 시작하면 수업을 따라가는 것만해도 많이 벅찰 것 같아서 시간이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고민하다가 지금까지 일본을 몇 번 다녀보면서 아직 오키나와(沖縄)를 가지 않았다는게 떠올랐다

그래서 오키나와 쪽으로 눈길을 돌려 오키나와는 물론 일본에서도 제일 남쪽인 일본 최남단 하테루마지마(波照間島)를 가기로 했다

 

 

 

일본 도쿄 국내선으로도 하테루마지마에 한 번에 가는 방법은 없고 이시가키(石垣)라는 곳을 경유해야한다

그래서 일단 이시가키로 출발한다

 

 

 

나리타 공항에서 비행기를 탑승하기 위해 기다리는 중

국내선이라고는 하지만 도쿄에서 이시가키까지는 꽤 멀기 때문에 탑승시간은 3시간 이상 걸린다

 

 

 

슬슬 남쪽 바다의 색깔을 띄기 시작했다

 

 

 

이시가키에 착륙을 하려고 한다

바다 색깔이 너무 이쁘다

 

 

 

이시가키 공항에서 내리니 이시가키 출신 전 프로 복서 구시켄 요코(具志堅用高)의 광고가 보인다

지금은 코믹한 캐릭터로 방송에 나오는 것 같은데 어쨌던 전설급 인물이라는 듯 하다

 

 

 

베니이모(紅芋) 즉 자색고구마로 유명한가보다

이시가키에서 수확된 자색고구마는 오키유메무라사키(沖夢紫)라고 불리는 듯 하다

 

 

 

 

파이누시마 이시가키 공항(南ぬ島石垣空港)의 모습

일본 혼슈보다는 대만에 더 가까워서 그런지 대단히 남국의 분위기가 풍겨졌다

 

 

 

이시가키 공항에서 나오니 어떤 아주머니가 버스 시간표를 배부하고 있었다

이시가키도 그 자체로 매력적인 섬이지만 이시가키 근처에 있는 이도(離島)에 가기 위해서는 여기서 버스를 타고 이시가키 페리 터미널로 움직여야만 했다

그 다음 버스를 타지 못하면 하테루마지마로 들어가는 배를 놓치게 되니 다른데 기웃거리지 말고 빨리 줄을 섰다

 

 

 

아직 4월초니까 그렇게 덥지 않겠지 싶었던 내가 바보였다

그저 버스만 기다렸다 탄 것 뿐인데 너무 더워서 기온을 확인하니 이미 27도였다

 

 

 

유글레나 이시가키 이도 터미널(ユーグレナ石垣離島ターミナル)에 도착했다

여기서 다시 배를 타고 약 1시간을 가면 하테루마지마에 도착할 수 있다

터미널 내에는 페리 운영 회사가 몇 군데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는 안에이관광(安栄観光)에서 예약을 미리하고 갔었다

당시 나는 왕복으로 해서 6500엔에 예약을 했었는데 지금 다시 찾아보니 가격이 올랐나보다

 

時刻表・料金 | 安栄観光

安栄観光 │ 石垣島・竹富島・西表島・小浜島・波照間島・黒島・鳩間島など八重山諸島の定期船運航&観光ツアー

www.aneikankou.co.jp

 

 

 

환타 오키나와 한정 맛인 시쿠와사(シークワーサー)맛이 자판기에 있다

오키나와에서 나는 감귤과의 과일이라고 한다는데 전부 품절이라 마셔 볼 순 없었다

 

 

 

슬슬 시간이 되어 페리를 타려고 플랫폼으로 가니까 구시켄 요코의 동상이 있다

정말이지 이시가키 출신 영웅인건 맞나보다

 

 

 

페리가 생각보다 컸는데 정작 탑승자는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다른 여행기를 참고하면서 하테루마지마로 들어갈 때 꽤 파도가 험난해서 배멀미를 할 수 있다고 들어서 걱정했었는데 그냥 타자마자 자니까 멀미없이 문제해결이더라

실제로 파도가 높아서 결항되는 확률이 낮지 않다고 한다

 

 

 

하테루마지마에 도착하니 예약해둔 숙소에서 차로 사람들을 픽업하러 나왔다

걸어가기에는 좀 멀다보니 이렇게 배 시간에 맞춰서 픽업해주러 오는 것 같았다

그래서 터미널 사진이고 뭐고 없이 바로 숙소로 도착했다

숙소 이름은 호텔 오션즈(ホテルオーシャンズ)

좀 유명한듯한 숙소는 이미 다 자리가 없어서 예약을 하지 못 했고 나머지 중에서 가장 괜찮아 보이는 숙소로 잡았다

 

 

 

방은 201호로 배정받았는데 복도 맨 끝이었다

 

 

 

딱 필요한 것들로 정리되어 있는 방

뭔가 살짝 기숙사같기도 해서 익숙한 느낌

 

 

 

밖을 내다보면 하테루마지마의 중심부라고도 할 수 있는 마을 모습이 보인다

애초에 섬 자체가 크지 않고 마을은 서쪽과 중심부에 조금 있고 나머지는 농경지라고 보면 된다

 

 

 

다행히도 코인세탁기와 건조기도 구비되어 있다

나는 땀을 쉽게 흘리는 사람이라서 자주 세탁을 하지 않으면 안 되기에 정말 다행이었다

 

 

 

2층을 이어주는 계단

 

 

 

섬이 크지 않다보니 자전거로도 충분하겠다 싶었는데 마침 숙소에서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짐도 풀었고 이미 오후 5시를 넘긴 시점이지만 바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기로 했다

하지만 그 때는 내가 렌트카를 빌리지 않고 자전거를 탄 것을 후회하게 될 줄 몰랐었다

 

 

 

섬을 돌아다니다보면 염소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여기가 바로 하테루마지마 여객터미널

섬 규모가 규모다보니 크지는 않다

 

 

 

이게 자전거를 선택하고 후회한 이유 중에 첫 번째가 무엇인가하면 섬 자체는 그렇게 크지 않은데 미묘하게 언덕이 많다는 점이다

특히 섬의 중심인 마을 쪽이 언덕 위에 있기 때문에 어디로 이동하려면 생각보다 자주 언덕을 올라야한다는 점이 문제였다

은근히 체력소비가 많기 때문에 나처럼 체력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차를 빌리는게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터미널 근처에 있는 해변 니시하마(ニシ浜)로 이동한다

왜 북쪽(키타)에 있는데 서쪽(니시)해변이라고 부를까 싶었지만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야에야마 사투리로 니시는 북쪽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니시하마 쪽으로 움직이니 시간이 시간이다보니 슬슬 해가 지려고 하고 있었다

 

 

 

자전거를 적당한데 세워두고 이런 길을 지나 해변으로 내려간다

 

 

 

내려가면서 본 소라게

저렇게 조그맣게 생긴 녀석이 주변 소리가 나면 재빨리 숨었다가 조용해지면 다시 빼꼼히 나와서 움직인다

 

 

 

시간이 살짝 늦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고 대부분이 적당히 해변을 거니는 사람들이 있었다

 

 

 

생각보다 소라게를 발견하고 보는 재미가 있었다

 

 

 

하테루마지마에 있는 빙수 가게 민피카(みんぴか)

영업시간이 아니었기에 다음 날에 도전하기로 했다

 

 

 

지나가다 보게 된 음식점 아야후화미(あやふふぁみ)

여기도 애초에 점심 장사만 하는 곳이라 이미 들어가볼 수 있는 때가 아니었다

 

 

 

오키나와에서는 아와모리(泡盛)라는 일본술이 유명한데 그 중에서도 하테루마지마에서만 나온다는 아와나미(泡波)가 제일 유명하다

섬에서 사면 싸지만 섬 밖에서 사려면 몇 배의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한다

그 아와나미를 이 양조장에서 만들고 판다는 것 같은데 술에 관심이 없던 나는 이게 그건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쳤다

 

 

 

일단 주재소라고 적혀있는데 외관을 보아하니 아마 경찰서와 비슷한 업무를 보겠지

 

 

 

가끔 가다 길에 까마귀들이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얘네 덩치가 너무 커서 솔직히 무서웠다

 

 

 

주변에 하테루마소학교와 중학교가 있었다

그래도 이런 작은 섬이라도 학교가 유지가 될 만한 학생 수가 있나보다 했는데 소학교 중학교 합해서 50명 정도라고 한다

 

 

 

이 날 저녁은 밖에서 안 먹고 숙소에서 저녁이 나왔기 때문에 지정된 시간에 미리 식당으로 들어와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 나만 먹는지 나 말고 없었음

 

 

 

이게 아까 위에서 언급했던 아와나미의 모습인데 진짜 있었던 표지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아는 표지는 왼쪽에서 두 번째의 갈색항아리 그림이 있는 표지였다

 

 

 

숙소에서 내준 정갈한 저녁

오키나와답게 생선요리에 빠지지 않는 스팸

 

 

 

아무래도 멀리 떨어진 낙도이다보니 방송상태도 안 좋고 금방 채널도 종료하나보다

 

 

 


 

 

 

하테루마지마는 일본에서 남십자성이 보이는 섬으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하테루마지마 남쪽에 천체 관측 타워가 있는데 숙소에서 저녁에 천체 관측 타워로 보내주는 이벤트가 있어 참가하기로 했다

타워 참가비가 있었으니 꼭 지참해서 가야한다

 

 

 

또렷하게 보이는 북두칠성

 

 

 

오리온자리도 보임

 

 

 

나는 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지만 천체 관측 타워 직원 분이 약 1시간 동안 아주 친절하고 재밌게 별과 별자리에 대해서 알려주셨다

저번 주만 해도 날씨가 맑지 않아서 잘 안 보였는데 오늘은 꽤 잘 보이는 편이라고 말씀해주셨던 것도 기억이 났다

처음으로 핸드폰 카메라로 하늘의 풍경을 담을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그나마 찍은 사진도 모든 것이 안 보이게 되고 그저 검은 배경에 몇 개의 밝은 별만 점처럼 찍히는 수준이라 많이 아쉬웠다

그리고 남십자성은 여기서 1월 부터 6월까지 관측할 수 있다면서 당일은 자정 쯤에 관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23시 경에 숙소에서 천체 관측 타워까지 걸어가려고 밖으로 나섰으나 마을을 조금 벗어나면 가로등이 없었기 때문에 정말이지 너무너무 어두웠다

시골의 껌껌함을 너무 얕봤는지 앞은 커녕 내가 어딜 딛고 있는지 길 조차 전혀 보이지 않아서 가는 것을 포기했다

자전거를 타고 20분은 족히 달렸어야 했을텐데 감당이 되지 않는 어두움이었다

이게 내가 자전거를 선택하지말고 차를 빌릴걸이라고 후회한 두 번째 이유였다

다들 차를 빌립시다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고양이만 살짝 보고 그렇게 하테루마지마에서의 하루를 정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