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 2014년/12.14 ~ 12.16 : 왓카나이

삿포로에서 왓카나이까지 청춘18티켓 : (1) 열차만 11시간

breakcore 2019. 12. 24. 18:00

 

 

 

일본에서는 특정 기간이 되면 파는 열차 티켓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청춘18티켓(青春18きっぷ)라고 있다

대충 설명을 하면 JR노선 중 보통 열차를 기간 내 5일간 마음대로 탈 수 있는 티켓이다

뭐 사실 2013년도 6월 도쿄 편에서도 언급은 했었던 티켓인데 그냥 들어보면 꽤 좋아보이지만 느릿느릿한 보통 열차만 탈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돌아다니는건 시간과 체력과의 싸움이 되는지라 정말 말 그대로 청춘들이 쓰게 된다

관심이 있으면 밑의 링크에서 확인해보자

(https://www.jreast.co.jp/kr/pass/seishun18.html)

 

 

 


 

 

삿포로에서 교환학생을 하면서 2014년 가을부터 2015년 겨울까지 삿포로(札幌)에서 교환학생 신분으로 지냈던 경험이 있는데 겨울 방학 때 어디라도 한 번은 놀러가야지 싶어서 한국에서 같이 교환학생을 왔던 K형과 함께 상기한 청춘18티켓으로 일본 최북단인 왓카나이(稚内)를 찍으러 가기로 했다

딱히 왓카나이에 가서 무엇을 하겠다 이런건 아니었고 그냥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별 계획 없이 출발했고 그게 2014년 12월 14일의 일이다

 

 

 

다만 보통열차로만 이용해서 꽤 먼 거리를 가야했기 때문에 같은 노선이여도 도중에 환승 및 대기를 해야하는 경우가 잦았고 하루에 배차가 많지 않은 노선이 있기 때문에 아무런 대책없이 출발했다간 왓카나이에 하루만에 도착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없는 시골 역에서 노숙을 해야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열차 다이어 정도만 좀 공부하고 출발했다

위 지도에서 나타내는 시간은 우리가 탈 수 없었던 특급열차나 버스의 경우 5시간이 걸린다는 의미고 우리는 보통열차만 탔기에 더 오래 걸렸다

 

 

 

기숙사에서의 출발은 대충 아침 6시부터 나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단 삿포로역에서 타키카와(滝川)행을 타고 출발한다

삿포로 중심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한적한 풍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뭐 그도 그럴것이 땅은 넓은데 사람은 별로 안 사니까

 

 

 

타키카와역에서 잠시 대기를 해야해서 역 밖으로 나와봤다

어차피 하룻동안 마음대로 열차를 탈 수 있었기에 이렇게 대기시간이 생기면 역 밖으로 나와도 돈을 더 지불하는 것이 아니기에 부담없이 나올 수 있었다

눈이 살살 오고 있었는데 이미 많이 쌓여있었다

여기서 좀 대기하다가 아사히카와(旭川)행 열차를 타야한다

 

 

 

반대편 승강장에 사람들이 많았다

아마도 삿포로 쪽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었겠지

 

 

 

그렇게 도착한 아사히카와역

아사히카와도 홋카이도 내에서 꽤 큰 도시 중 하나이며 어떻게보면 지리상으로 홋카이도 중앙 쯤에 위치한 곳이라서 다른 지역을 거치는 관문 느낌이라 철도도 여러 노선이 지나간다

 

 

 

아사히카와역에서도 잠시 시간이 남아서 잠시 밖을 거닐어본다

내륙지방이라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곳으로 유명하고 아사히카와 동물원도 꽤나 유명하다만 그렇다고 무언가 볼 시간은 또 안 되었기에 간단히 라멘만 한 그릇 뚝딱하고 다시 열차를 타러 갔다

 

 

 

그렇게 아사히카와역에서 소야본선(宗谷本線)으로 갈아타고 달리다가 잠시 정차하여 대기하게 된 시베쓰(士別)역

홋카이도에 또 다른 시베쓰라는 곳이 있지만 거기는 한자를 다르게 쓰기 때문에(標津) 참고하면 좋다

 

 

 

우리가 타고온 열차는 단 한 량(両)으로 운행을 했었는데 눈이 그렇게 많이 내렸던 것 같지는 않은데 내리고 나니 열차가 엄청난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아까 아사히카와역에서 사놨던 에키벤을 열차 안에서 먹기 시작했다

뭐 아직 금강산이라고 할 만한 일은 없었지만 열차를 오랫동안 계속 타야하니 배를 짬짬이 잘 채워야했다

이 때가 이미 낮 12시를 훌쩍 넘겼을 때였다

 

 

 

도중에 다시 오토이넷푸(音威子府)역에서 정차를 했기 때문에 잠시 내려서 대기를 해야만 했다

어느샌가 눈도 점점 펑펑 내리기 시작했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이 시골역에는 역사 내에 소바집이 하나 들어와있다

오토이넷푸 마을 홍보 영상에도 한 때 언급이 될 정도로 나름 랜드마크였기에 마침 이번에 먹어볼까 싶었는데 대기시간이 짧아서 포기했다

대신 왓카나이에서 돌아올 때도 이 역을 들리게 되니까 그 때 먹자고 다짐했다

 

 

 

아까와 시베쓰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열차가 엄청난 모습을 하고 있다

 

 

 

점점 눈발은 거세졌고 창 밖 풍경은 정말 흰 색으로 뒤덮였다

정말 이런데도 사람이 살 수 있나 싶은 곳에도 집이 떡 하니 한 두 채 서있는 것을 보고 사람이 살려면 못 사는데가 없구나 싶었다

그리고 엄청 눈이 오는 산 사이를 지나갈 때 고라니가 열차 노선 옆에 쌓인 눈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모습을 봤을 때는 정말 사람의 손길이 많이 안 닿는데구나 새삼 느꼈다

너무 빨리 지나가서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정말 이런 곳들이 역인가 의문을 품게 만드는 외관의 무인역도 꽤 많았다

 

 

 

이번엔 호로노베(幌延)역에서 대기한다

정말 보통 열차로 가려니까 여기저기 많이 거치는구만

 

 

 

호로노베역에 내리자 눈이 엄청나게 오기 시작했다

정말 눈이 내리는거 폰 카메라로 잘 안 잡히는데 이렇게 잡아낼 정도로 펑펑 내렸다

 

 

 

눈이 펑펑 내리니까 아이들처럼 텐션이 올라간 우리들

 

 

 

근데 너무 많이 내려서 잠시 먹을 것도 살 겸 주변 마트로 피신

정확하게는 마트라기보다는 우리나라 농협에 가까운 느낌이다

참 사소하지만 저 간판 보면 호로노베 배치를 왜 저렇게 해놨는지 신경쓰인다

 

 

 

그래도 호로노베는 꽤 마을 규모가 되나본지 유인역이였다

창구 영업시간은 16시 전 마감으로 일찍 끝나긴 하지만

 

 

 

다시 시간이 되어 열차를 타러 왔다

왓카나이라고 열차에도 써 있건만 왓카나이에 도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많이 정차했다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 미나미왓카나이(南稚内)역에 도착

 

 

 

왓카나이역이 아닌 미나미왓카나이역에서 내린 이유는 우리가 묵을 유스호스텔이 미나미왓카나이역에서 가까웠기 때문이다

내렸을 때 이미 시간이 17시였으니 보통 열차로 약 11시간을 타고 온 셈이다

 

 

 

 

빨리 가야할 숙소는 가지 않고 고드름 크기에 열광하는 우리들

 

 

 

유스호스텔 이름은 왓카나이 유스호스텔 고마도리 하우스(稚内ユースホステルごまどりハウス)

미나미왓카나이역에서 약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유스호스텔이 정말 높고 가파른 언덕 위에 있었고 그 언덕은 이미 엄청난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고 왓카나이의 눈바람은 엄청 매섭고 살베이듯 차가웠다

그렇게 어렵사리 유스호스텔에 도착을 하니 주인장말고는 아무도 없고 텅텅 비어있었다

주인이 말하길 어떻게 이런 날씨에 찾아왔냐고 물어보면서 손님이 아무도 없으니 도미토리값만 받고 개인실로 업그레이드를 해주겠다고 했다

우리야 너무나 땡큐다 그래서 사진은 개인실 모습

 

 

 


 

 

 

지금 현재 다시 찾아보니 아쉽게도 폐업했다고 한다

그래도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는데 아쉽게 되었다

아래 링크에서는 당시 유스호스텔 사진들을 볼 수 있다

(http://a-yh.net/01-01-01-03.htm)

 

 

 

18시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길거리에서 사람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날씨도 궂은데다가 마을이 전체적으로 빨리 밤이 찾아와서 그런 듯 했다

뭔가 먹고는 싶은데 뭘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없으니 우리는 그 추운 날씨에 기웃거리며 돌아다녔다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일본 최북단 게임센터

정확히는 DVD 대여점으로 알고 있는데 가라오케랑 게임센터를 같이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다

게다가 몇 백 km내에는 게임센터가 더 이상 없어서 그런지 게임이 다른 곳보다 가격이 두 배였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추위와 공복을 이기지 못한 우리는 그냥 보이는 가게 아무데나 들어가서 밥을 해결하기로 했다

그리고 빨리 편의점에서 먹을 것을 사가지고 숙소로 돌아가서 몸을 녹였다

참고로 왓카나이의 편의점들은 다 세이코마트라는 곳 밖에 없다

삿포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지역 편의점으로 홋카이도 편의점의 40%를 차지하고 있고 이바라키와 사이타마에도 지점이 있는 듯 하다

아니 근데 어째 세이코마트를 찍은 사진이 한 장도 없네

 

 

 


 

 

 

같이 참고하면 좋은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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